집에서 지네가 나왔다. 끼야악 ~~~ 잡아서 얼른 화단으로 던졌다.
집이 일층인데 요즘 날이 습하고 더워서 그런 것일까... 처음에 윤기가 좔좔 흐르는 한 마리, 몇 일 뒤에 윤기가 좔좔좔 흐르는 또 한 마리. 윤기가 흘러 부티나 보이긴 하다만 왜 그리 생긴게 비호감인지... 지네는 한 마리 잡으면 또 한마리가 어딘가에 있다는게 진리. 꼭 쌍으로 다닌다고 하더니 그런건가... 했더니만 또 몇 일 뒤엔 지네 새끼까지... 헐~~ 이거 뭐야. 가족을 이루고 우리랑 같이 산 거였어?
미안하지만 여긴 우리 집이야. 같이 살기엔 너무 좁아. 나가 줘. 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약국에서 붕산을 사다 창틀과 베란다, 집 주변에 뿌리고 대 청소를 했다.
그렇게 시작한 대청소가 갑자기 가지를 쳐서 베란다나 창틀 부실한 곳 실리콘 마감을 다시 하고, 그게 다시 욕실로 뻗쳤다. 그래서 흰색 실리콘과 줄눈 보수제를 마구 사들이게 되었다. 마트에 가서 인테리어 코너를 가면 갑자기 우리 집이 구질구질하게 느껴지면서 뭔가 막 뜯어 고쳐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는데 상술에 넘어간건지, 아니면 지네 탓인지 모르겠지만 지난 주부터 공사를 하고 있다.
욕실 전체를 공사하려면 돈이 많이 드는데 실리콘이랑 줄눈만 공사해도 깨끗해 보이니 당분간은 맘이 좀 편해지지 않을까 한다. 지난 주말엔 남편더러 샤워부스 실리콘 좀 하라고 했는데 하고 나서 생각보다 결과가 흡족해서 덜 바쁜 내가 평일에 하나씩 하고 있다. 욕조 주변도 다 뜯어내고, 거울 주변... 바닥 줄눈은 하는 중이다. 욕실이 두 개니까 앞으로 이 삼일 정도 시간이 더 걸릴 듯. 근데 쪼그리고 앉아서 돋보기 쓰고 일을 하려니 땀이 줄줄줄, 관절은 우드득 뿌드득.
지네 덕분에 찝찝해 하던 욕실까지 깨끗해지게 생겼다. 하여튼 지네야, 먹을 것 많고 편한 곳에 가서 살아라. 여기 기웃거리지 말고.... 음... 또 나오면 어떡하지? 자식들 찾는다고 또 찾아들어오면 어떡하지? 수명이 3년에서 5년이라는데 말이다. 그나저나 나머지 이산가족이 집 어딘가에 살고 있을 것 같아서 ㅠㅠㅠㅠ 방 바닥에 이불을 내려 놓을 수가 없다. 더 이상 마주치지 말자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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