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지 맙시다. 2012/11/22 10:50 by 카피올라니

그저께 밤부터 몸이 좋지 않았다. 자고나면 낫겠거니 했는데 밤중에 깨서 속을 다 뒤집어 토했다. 새벽에 일어나 아침을 하러 부엌에 나갔다가 갑지기 눈앞이 캄캄해지면서 온 몸의 피가 시멘트처럼 딱딱해진 명치 끝으로 다 몰려드는 느낌이 왔다. 더듬더듬 돌아와 얼음장 같은 손으로 남편을 깨웠다. 남편은 아이들을 깨우고 아침을 만들어 먹여서 학교에 보냈다. 다들 정신없이 나가고 집안은 어질러진 채로 오후까지 그냥 자다 말다 시체처럼 누워있었는데......

아프니까 평소엔 안들리던 소리가 들린다. 바깥에서 수위아저씨가 낙엽을 싸리비로 쓰는 소리가 들렸다. 집안에 강아지가 자면서 잠꼬대 하는 소리. 윗집 아저씨 의자 끄는 소리도... 시간은 더디게 흐르고 햇빛은 예전에도 이렇게 고르게 내리쬐었던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집안 깊숙하게 따사롭게 들어왔다. 1년에 한 두 번 오는 신호다. 쉬어가라고.

병원에선 탈수 증세가 조금 보이니 링겔을 맞고 싶으면 그러라고 했지만 그냥 왔다. 그까짓거 뭐~ 이러면서. 그 얘기를 딸한테 했더니 " 엄마는..." 하면서 잔소리, 잔소리. 아이구 우리 딸 다 컸네. 엄마 걱정도 하고... 라고 생각하면서 맘이 뜨근뜨근 해졌지만 오래 못갔다.(그럴 줄은 알았다.)  딸이 저녁에 8시쯤 잠깐만 자고 일어나겠다고 했는데 깨워도 안일어나길래 내버려뒀더니 아침에 깨서 날 잡아먹으려고 한다. ㅠㅠ 자기 흔들어서 안깨웠다공......막 신경질을 부리면서 쌩~ 하게 찬바람을 일으키며 학교에 갔다. ^^ 이제 다시 원래 자리로 돌아온 것이다. 모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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