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 조동진. 나뭇잎 사이로. 2011/09/04 17:34 by 카피올라니



나뭇잎 사이로 파란 가로등
그 불빛 아래로 너의 야윈 얼굴
지붕들 사이로 좁다란 하늘
그 하늘 아래로 사람들 물결

이 노래를 들으니 아무렇게나 기른 장발과 밑에 고무줄이 들어간 잠바를 걸치고 나이키도 리복도 아닌 하얀 운동화를 신던 80년대가 스쳐지나간다. 그 때도 9월이면 지금처럼 풀벌레가 울기 시작하고 나뭇잎 사이로 푸르스름한 가로등이 켜졌었다. 컴퓨터도 스마트폰도 없이 사람들은 함께 주점에서 어울리거나 좁다란 하늘이 보이는 창이 있는 방에 불을 밝히고 혼자 책을 읽었겠지.
책을 읽다가 라디오를 켜고 조동진의 '나뭇잎 사이로'를 들었겠지. 그 때도 지금처럼 시간이 왜 이렇게 빨리 가지? 라고 중얼거리며 한탄했겠지만 그래도 이렇게 차분하고 내성적이고 느린 노래를 듣고, 따라 부를 줄 알았었던 것 같다. 한창 펄떡거리는 젊은 청춘들 조차도. 
어떻게 노래를 부르고 들었었지?  노래방도 없고, MP3도, 유튜브도 없이......

여름은 벌써 가 버렸나
거리엔 어느새 서늘한 바람
계절은 이렇게 쉽게 오가는데
우린 또 얼마나 어렵게 사랑해야 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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