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저녁 2011/06/11 20:42 by 카피올라니

아... 여름 저녁이다.
여덟시가 넘었는데도 아직 밖이 훤하고 뒷 산 위로 달이 둥실 보인다.
저녁을 간단하게 일찍 해먹고 뭔가 할 일 없는 사람처럼 서성거린다.
저녁 설겆이를 끝내고 어둠이 오기 전까지.
이 시간은 그냥 덤으로 얻은 시간마냥 느닷없이 한가롭다.
슬리퍼를 끌고 동네 한 바퀴를 슬슬 돌아볼까
바람타고 날아오는 희미한 꽃냄새를 따라

따오기 
                                    문태준

논배미에서 산그림자를 딛고 서서
꿈쩍도 않는
늙은 따오기
늙은 따오기의 몸에 깊은 생각이 머물다 지나가는 것이 보입니다
쓸쓸함이 머물다가는 모습은 저런 것일까요
산그림자가 서서히 따오기의 발목을 흥건하게 적시는 저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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