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 그 해 겨울 1985. 2011/06/07 22:48 by 카피올라니

그 해 겨울은 춥고 외로웠다.
아무도 찾지 않는 좁은 자취방에서 근 한 달 동안 밖에 나가지 않았다.
불어오는 시대의 광풍에 맞설 용기가 없음을 인정하며 뒤로 나앉은 내모습이 죽도록 싫었다.
친구들은 러시아혁명사를 읽었다. 아무런 낭만없이. 빌어먹을......

앙상한 가시같은 스무살 내 몸을 내려다보며
하루에 세 끼를 먹어야 산다는 엄명을 내 스스로에게 내렸다.
밥을 짓고 김치를 꺼냈다. 전기밥솥에서 퍼져나오는 뜨듯한 밥냄새가 날 지켰다.

그 때 날 지킨 것들.
낡아빠진 이불 한 채와 눈물에 젖은 베개
어둠 속에서
끊임없이 돌아가던 이문세의 노래테잎
쁘띠부르조아의 감상을 밑바닥으로 훑어내리던
그의 아름다운 노래.

한 걸음
뒤로 물러선 나를
내 스스로를 조롱하며
위악을 떨던 나를
지켜주던
그의 따뜻한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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